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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첫 주에 가장 민망한 순간은 새 회사 인사팀이 원천징수영수증을 달라고 했는데, 그 서류가 전 직장에 있을 때입니다. 어색한 안부로 시작하는 전화 한 통,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답변, 그리고 기다림. 서류 하나당 전화 한 통이라고 치면 준비 없이 퇴사한 사람은 보통 세 번은 전화하게 됩니다. 퇴사할 때 챙길 서류 여섯 가지를 어디서 나오는 서류인지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회사에서만 받을 수 있는 것이 네 가지, 퇴사 후에도 직접 뗄 수 있는 것이 두 가지입니다.

경력증명서는 요청할 때 한마디를 붙입니다
첫 번째는 경력증명서입니다. 새 회사 제출용이자 앞으로 어디서든 요구될 수 있는 기본 서류인데, 요청할 때 꼭 붙여야 할 말이 있습니다. “부서명, 직위, 담당 업무가 들어간 버전으로 부탁드립니다.”
회사에서 쓰는 기본 양식에는 보통 이름과 재직 기간만 들어갑니다. 담당자가 성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법이 그렇게 정해두고 있어서입니다. 근로기준법 제39조는 사용증명서에 근로자가 요구한 사항만 사실대로 적도록 규정합니다. 말하지 않은 항목은 넣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뜻입니다. 경력직 이직에서는 무슨 일을 했는지가 적혀 있어야 서류로서 힘이 있으니 이 한마디는 꼭 붙이세요. 받을 때는 두세 부, 그리고 PDF 파일로도 함께 받아두면 두고두고 씁니다.
이미 퇴사했는데 못 받았더라도 괜찮습니다. 시행령 제19조는 사용증명서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을 계속해서 30일 이상 근무한 근로자로 정하고, 청구 기한을 퇴직 후 3년 이내로 두고 있습니다. 정당한 청구를 거부하면 회사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사안이라, 예전 직장에 요청할 일이 생겨도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3년이 지나면 발급 의무가 없어지니 오래된 경력이라면 기간을 먼저 따져보세요.
한 가지 더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사용증명서 제도는 사용 기간과 업무 종류, 지위와 임금 같은 사항을 증명해 주는 것까지이고, 급여명세서나 원천징수영수증 사본을 반드시 내줘야 하는 의무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는 행정해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자료는 법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 재직 중에, 또는 퇴사 면담 자리에서 함께 요청하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원천징수영수증은 두 장을 받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원천징수영수증입니다. 근로소득과 퇴직소득, 두 장이라는 점을 먼저 기억하세요.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은 이직한 해의 연말정산에 씁니다. 새 회사가 전 직장 소득까지 합산해 처리하는데, 이 서류가 없으면 합산을 못 해서 다음 해 5월에 본인이 종합소득세 신고를 따로 해야 합니다. 홈택스에서 떼면 된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회사가 지급명세서를 다음 해 3월 10일까지 제출하기 때문에 정작 연말정산 시즌인 1~2월에는 조회가 안 됩니다. 반기마다 내는 간이지급명세서는 하반기분이 다음 해 1월 31일까지 제출되지만, 총지급액 중심이라 연말정산 합산에 필요한 항목을 다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1~2월에 홈택스를 뒤져도 원천징수영수증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이 서류에 중도퇴사자 연말정산 내역이 담겨 있는 것은 정상입니다. 회사가 마지막 급여를 정산할 때 기본 공제만 반영한 약식 정산을 한 번 하기 때문이고, 세부 공제는 새 회사 합산 정산에서 챙기면 됩니다. 새 회사에서 첫 달에 해야 할 일은 이직 첫 달 체크리스트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은 퇴직금 계산의 공식 근거입니다. 내 퇴직금이 얼마로 산정됐는지, 퇴직소득세가 얼마이고 그중 얼마가 IRP로 이연됐는지가 여기에 적혀 있습니다. 회사가 지급명세서를 제출해뒀다면 나중에 홈택스에서도 조회할 수 있고, 그 회사가 폐업한 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지급명세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문을 닫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국세청에도 자료가 없어 받아낼 곳이 사라집니다. 연금 수령 시점은 빠르면 십수 년 뒤인데 그때 전 직장이 남아 있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지금 파일로 받아 보관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그 이력이 세액 계산에 영향을 주니 중간정산 당시 영수증까지 함께 보관해두면 좋습니다. 검산 방법은 퇴직금 계산법 글에서 다뤘습니다.
네 번째는 최근 3개월치 급여명세서입니다. 실업급여가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고용센터 산정액을 직접 검산하려면 이 서류가 필요합니다. 계산 구조는 실업급여 계산법 글에서 다뤘습니다. 급여명세서 교부는 2021년부터 의무지만 문제는 퇴사 다음 날부터입니다. 급여 앱이나 사내 포털은 퇴사 처리와 동시에 로그인이 잠기는 곳이 많습니다. 회사에 요청할 필요도 없이 재직 중에 본인이 내려받기만 하면 되는 서류라, 여섯 가지 중 가장 쉬운데 가장 많이 놓칩니다.
저는 직장에서 퇴사자 서류를 발급하는 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요청이 빨리 처리되고 어떤 요청이 며칠씩 도는지 양쪽을 다 봅니다. 경력증명서만 해도 그렇습니다. 기본 양식에는 이름과 재직 기간만 들어가는데, 담당 업무를 넣어 달라는 말을 들으면 한 줄 추가하는 일이라 그 자리에서 끝납니다. 반대로 아무 말 없이 받아 가면 재직 기간만 적힌 증명서가 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퇴사 면담 때 필요한 항목을 먼저 말해 달라고 안내합니다.
매년 1월이면 반복되는 전화도 있습니다. 작년에 퇴사한 분들이 연말정산 때문에 원천징수영수증을 찾습니다. 홈택스에서 떼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분이 많은데, 회사가 지급명세서를 제출하기 전이라 정작 그 시기에는 조회가 안 됩니다. 결국 전 직장에 전화가 오고, 저는 자료를 찾아 메일로 보냅니다. 퇴사할 때 파일로 한 번 받아두면 없어지는 전화입니다.
급여명세서도 비슷합니다. 퇴사하고 한참 지나서 다시 받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급여 자료를 세무사 사무실에 다시 요청해 받아 전달하기까지 며칠이 걸립니다. 재직 중이라면 본인이 5분이면 내려받을 수 있는 서류가, 퇴사 후에는 여러 사람을 거치는 일이 됩니다.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은 당장 쓸 일이 없어 보여서 가장 많이 빠지는 서류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이 서류를 다시 찾는 시점은 퇴사하고 몇 년 뒤, 연금이나 계좌 정리를 할 때입니다. 그때 전 직장이 남아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쓸모가 없어 보여도 퇴직금 관련 서류는 받아두시라고 말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퇴사 서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종류가 아니라 시점입니다. 회사 계정이 살아 있고 담당자와 연락이 자연스러운 시기에 한꺼번에 요청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서류를 종이로만 받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몇 달 뒤 필요한 순간에 종이를 어디 뒀는지 찾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파일로 받아 한 폴더에 모아두시면 그 뒤로는 찾을 일이 없습니다.

자격득실확인서는 퇴사 후에도 뗄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나 정부24에서 몇 분이면 무료로 발급됩니다. 어느 회사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직장가입자로 있었는지가 전부 나오기 때문에, 경력증명서를 못 받은 회사가 있어도 재직 기간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예전 직장이 폐업해 경력증명서를 받을 곳이 사라진 경우에는 이 서류가 사실상 유일한 공식 증빙이 됩니다. 대출 심사나 전세 계약처럼 재직 증빙이 필요한 순간에도 쓰이니 발급 경로만 기억해두세요. 정부24나 공단 홈페이지에서 간편인증으로 로그인해 자격득실확인서를 검색하면 되고, 프린터가 없어도 PDF 저장이나 팩스 전송을 고를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는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내역서입니다. 고용24에서 발급할 수 있고, 내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직장별로 전부 나옵니다. 실업급여 수급 조건인 피보험 단위기간 180일은 여러 직장의 이력을 합산할 수 있는데, 그 합산을 스스로 확인할 때 보는 서류가 이것입니다. 퇴사일 조정으로 총액이 달라질 수 있는 가입 기간 확인도 이 서류로 합니다. 수급 조건의 자세한 내용은 실업급여 총정리 글에서 다뤘습니다. 퇴사 직후에는 회사의 상실신고가 아직 반영되지 않아 마지막 직장이 목록에 안 보일 수 있는데, 오류가 아니라 처리 대기 상태이니 시차를 두고 다시 조회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헷갈리는 것 하나를 짚겠습니다. 이직확인서는 다른 서류들과 성격이 다릅니다. 실무에서는 회사가 고용보험 시스템에 전산으로 바로 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근로자 손에 종이가 쥐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근로자가 할 일도 수령이 아니라 고용24에서 처리됐는지 확인하는 쪽입니다. 다만 법적으로는 근로자가 이직확인서 발급요청서를 내면 회사가 10일 이내에 발급하거나 제출해야 하고, 근로자가 직접 교부받아 고용센터에 내는 것도 가능한 경로입니다. 회사가 전산 제출을 계속 미룬다면 이 방법을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느 쪽이든 재직 중에 이직확인서 처리를 부탁해두는 것 자체는 필수입니다. 처리 여부 조회와 신청 순서는 실업급여 신청방법 글에서 다뤘습니다.
여섯 가지를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서류명 | 어디서 | 용도 | 챙기는 시점 |
|---|---|---|---|
| ① 경력증명서 | 회사 요청 | 이직 제출·경력 증빙 | 재직 중 (30일 이상 근무 시 퇴사 후 3년까지 청구 가능) |
| ②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 회사 요청 | 연말정산 합산 | 퇴사 시점 |
| ③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 | 회사 요청 | 퇴직금 검산·연금 수령 근거 | 퇴사 시점 |
| ④ 급여명세서 3개월치 | 직접 저장 | 실업급여 검산 | 재직 중 필수 |
| ⑤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 정부24·공단 | 만능 재직 증빙 | 퇴사 후 언제든 |
| ⑥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내역서 | 고용24 | 180일 조건 셀프 체크 | 퇴사 후 (상실신고 반영 뒤) |
정리하겠습니다. 퇴사 면담이 끝나면 인사담당자에게 이 한 문장으로 요청하세요. “경력증명서는 업무 내용 포함해서, 근로소득과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과 함께 파일로 부탁드리고, 이직확인서 처리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이 한 문장이면 회사 몫 서류가 전부 커버됩니다. 급여명세서는 재직 중에 직접 저장하고, 나머지 둘은 퇴사 후에 집에서 떼면 됩니다. 여섯 가지를 다 모았다면 클라우드에 폴더 하나를 만들어 몰아넣어 두세요. 필요한 순간은 꼭 몇 달 뒤에 오는데, 그때 폴더 하나만 열면 되는 사람과 전화를 돌리는 사람의 차이가 이 글의 전부입니다.
본문 기준일은 2026년 9월입니다. 이 글은 개인 경험과 근로기준법·소득세법 등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 정보이며, 세부 기준은 회사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구체적인 사항은 회사 인사담당자나 관련 기관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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